7/28/2014

The Last Of Us(2013)



모처럼 센치한 밤이기에 삘을 이어받아 하나 더 써 볼까한다.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프리카BJ의 라스트 오브 어스 플레이를 정주행했다. 한국에서 그가 엔딩을 보는 걸 보긴 봤었는데, 끝부분만 본지라 처음부터 시청했다. 이 게임을 접하기 전엔 내가 항상 손에 꼽는 순위의 게임은 <바이오쇼크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이었는데, 손가락을 이젠 하나 더 써야 할 것 같다.
흔히 '영화같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좀만 멋있으면 '와 영화같다'라고 그래서 별로 좋아하는 표현은 아닌데, 이 게임은 진정 '영화같다'. 액션이 화려하거나, 멋진 연출이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에 플레이어는 완벽히 몰입된다.
일단 오프닝부터가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건, 게임이건 오프닝 시퀀스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인데, 이 게임은 엄청나다. 아직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니 누설을 할 순 없지만, 짧고 강렬하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진행된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바이러스가 발발한 시점, 즉 오프닝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여름에서 게임이 시작되고, 시간이 흘러 봄이 되면 게임이 끝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매우 센스있는 연출이다. 계절마다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게임의 스토리와 잘 맞아 떨어지며 진행된다. 보면 알 것이다.
이 게임이 정말 대단한 건 긴 플레이 타임 내내 몰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플레이하다보면 질리는 때가 있다. 헌데 이 게임은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밖에 나가 있으면 '아 빨리 집가서 뒤에 어떻게 됐나 보고 싶다' 할 정도였다(물론 나는 유튜브로 시청만 했을 뿐이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주인공 조엘과 일심동체가 되어 있을 거다.
조엘의 심경이 변화하는 걸 지켜보는 것 또한 재미다. 맨 처음에 엘리를 만났을 땐 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여겼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목숨을 걸면서까지 엘리를 지킨다. 이 또한 게임의 스포일러가 되니 자세히 언급은 할 수 없지만, 엘리라는 소녀가 조엘의 인생의 한 부분이 되어 가는 과정이 참 감동적이다. 결말 또한. 그러니 게임 제목도 <The Last of Us>지.
이 게임이 초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 바로 OST. Gustavo Santaolalla라는 사람이 작곡했다고 하는데, 기타의 선율이 게임의 분위기를 완벽히 표현한다. 흔히 생각하는 따스한 선율이 아닌, 가슴 한 구석을 쥐어짜는 애잔한 선율. 서로가 속고 속이고, 좀비들이 들끓는 세기말 속에서 피어난, 바람 속에 흔들리는 가녀린 꽃 같다고나 할까.
여기 OST의 메인 테마 두 곡. 꼭 들어 보시길.





이 게임을 통해 입증된 것이 있다.
게임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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