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2/2014

아스날 이적시장 평가

드디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적시장이 끝났다. 뭐 타팀이 누구를 방출하고, 누구를 데려왔는지까지 평가하기엔 너무 양이 많고, 나의 팀 아스날의 이적시장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다. +이번 시즌 라인업 구성을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

IN: 알렉시스 산체스(ST/LW/RW), 마티유 드뷔시(RB), 칼럼 챔버스(RB/CB/CDM), 다비드 오스피나(GK), 조엘 캠벨(ST/LW/RW,임대복귀), 대니 웰백(ST/LW/RW)
OUT: 우카쉬 파비안스키(GK), 토마스 베르마엘렌(CB/LB), 이그나시 미켈(CB/LB), 미야이치 료(LW/RW, 임대), 박주영(ST,방출, 아직 팀이 없는 상태), 니클라스 벤트너(ST), 바카리 사냐(RB), 칼 젠킨슨(RB, 임대), 크리스토퍼 올손(CM,CAM, 임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적시장 초반부터 알렉시스를 데려오며 화끈한 행보를 보여줬다. 거기에 사냐를 드뷔시로 대체, 사우스햄튼산 슈퍼유망주+멀티자원 챔버스, 월드컵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오스피나, 마찬가지로 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친 캠벨의 복귀, 맨유의 유망주 웰백까지. 특히나 웰백은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영입을 한 선순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드는 영입이다. 피지컬, 플레이스타일 등 앙리를 똑 닮았다. 아스날이 필요로 하던 스타일의 스트라이커고, 꾸준한 출장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거라 본다.
방출도 이 정도면 잘했다. 파비안스키, 베르마엘렌과는 좋게 이별했고, 사냐는 맨시티로 간 게 짜증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노쇠화로 인해 공격력이 너무 떨어지는 선수라 좋아하지 않았다. 사냐->드뷔시면 공격적으로나 수비적으로나 업그레이드다. 거기다 어차피 맨시티에선 사발레타의 백업일 뿐. 쩌리 선수들인 벤트너, 미켈, 미야이치, 박주영을 처분했고, 젠킨슨과 올손에게 출전기회를 주는 임대까지. 이 정도면 방출은 잘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적시장 초중반까지는 폭풍영입을 해놓고, 정작 가장 급한 포지션인 주전급 스트라이커와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센터백 영입을 막판까지 질질 끌다 하지 못했다는 거다(결국 웰백을 데려오긴 했지만). 이번 시즌이 개막하고 나서 계속 알렉시스를 원톱 자리에 기용하며 실험을 해보고 있긴 하지만, 원톱으로선 좀 아닌 것 같다. 스피드, 테크닉, 골 결정력은 월드클래스이지만 기본적으로 원톱에 서기엔 피지컬이 좋지 못하다. 뭐 월콧이 복귀해서 수비를 분산시켜 준다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부상이니. 지루는 언제나 그랬듯이 팬들의 탄식만 나오게 할 뿐이고. 다만, 서브자원으로서는 최고의 선수다. 항상 교체로 들어오면 지쳐있는 상대 수비진들을 우월한 피지컬로 괴롭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 에버튼전에서도 지루가 투입되고 나서 2골이 만들어지며 극적으로 비겼고. 하지만 선발로는 노코멘트ㅠㅠ. 즉, 이적시장 내내 징하게 링크가 난 카바니, 팔카오, 벤제마, 혹은 로이스, 이 정도 급의 선수를 영입했어야 한다. 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외질이라는 세계 최고의 어시스터를 데리고 있으면서 대체 왜 지루를 주전으로 쓰냐는 말이다. 이제 양 쪽 윙포워드가 알렉시스, 월콧이라서 외질의 위력이 극대화 될 것이고, 주전급 원톱 자원이 영입되었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을텐데 말이다ㅠㅠ. 그나마 있는 지루마저 4개월 부상이고. 웰백이 잘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수비자원을 영입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분명 아스날의 발목을 잡을 거라고 예상한다. 근래에 4-2-3-1, 혹은 4-1-4-1을 쓰는 벵거인데, 이 두 포메이션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전술이다. 포백 보호를 해주면서 안정적으로 빌드업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아스날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자원은 플라미니, 아르테타뿐이다. 플라미니는 전성기에 비해 체력만 그대로고 나머지는 다 하락했다. 빌드업, 볼 배급이 안된다. 공만 잡으면 불안해 죽겄다. 아르테타는 반대로 빌드업, 볼 배급이 되는데 기동력이 안습이다. 지난 시즌에 겪은 참사들을 보면 항상 아르테타의 미스가 있었다. 물론 11/12 시즌에 급히 영입되어 아스날에 큰 도움이 된 선수지만, 더 이상 주전감이 아니라는 건 사실이다. 윌셔나 챔보가 3선에서 뛸 수 있긴 하지만, 둘 다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선수들이라 역습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다. 즉 벵거가 최근 시도하고 있는 4-1-4-1 전술을 위해서라도 든든한 3선 자원을 데리고 왔어야 한다. 가장 링크가 진하게 떴던 선수가 윌리엄 카르발료, 사미 케디라 정돈데,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역시나 아르테타가 부상 복귀하고 나서 잘해주길 바랄 뿐이다. 윌셔가 3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혹은 챔버스가 3선에서 주전으로 기용되거나.
하지만 만약 챔버스가 3선에서 주로 뛰게 된다면, 센터백 자원이 메르테사커, 코시엘니 둘 뿐이다. 로테이션을 돌려 줄 선수가 없다는 거다. 헤이든이라는 유망주가 있긴 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주전~로테이션 급의 선수가 없다;;;이미 코시엘니는 지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경미한 뇌진탕 증세로 교체아웃 됐었고. 만약 멀대나 코시 둘 중 하나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재앙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스타시치를 정말 원했고, 실제로 이적시장 막판에 성사 가능성이 높았는데 결국 엎어지면서 성사되질 않았다. 3선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라도 보이지만, 센터백 문제는 심각하다. 진짜 부상이 없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일단 겨울 이적시장까지는 이게 최선인듯 싶다. 지루가 11월이나 12월은 되야 복귀하니, 웰백이 자동으로 주전이 될 거 같다. 골키퍼는 슈제츠니가 주전자리를 꿰찰지, 오스피나가 꿰찰지 모르겠다. 사실 원톱, 그리고 수비 백업자원 문제만 빼면 상당히 강한 전력이다. 특히나 2선. 주전들도 뛰어나지만 로시츠키, 캠벨, 포돌스키, 윌셔, 체임벌린이 벤치에서 대기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로시츠키, 캠벨이 자주 기용되었으면 한다. 특히 캠벨. 월드컵에서도 그렇고, 프리시즌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정말 만에하나 윌셔가 3선에서 터져 준다면, 수비적인 문제는 해결된다. 챔버스가 센터백으로 뛰게 되니까 로테이션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거기에 플라미니, 아르테타가 3선 백업으로 뛰게 되니 체력적인 부담은 줄게 된다. 이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긴 하다. 게다가 윌셔가 최근 폼이 올라오는 게 눈의 띌 정도라서, 기대해 볼 만하다.
이 라인업은 굉장히 역동성이 강하다고 생각된다(아르테타씨 빼고). 알렉시스, 월콧, 웰백 셋 다 모두 스피드가 엄청난 선수들이라 특히 역습시에 볼만 하겠다. 거기에 양쪽 풀백들도 오버래핑이 뛰어난 선수들이고, 램지는 미친 공격력과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고. 외질은 말할 필요도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고.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리그 우승에 도전해볼만하다 생각하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성적이 결판날 거라 본다. 벵거가 제발 옳은 선택을 하길 바란다.